[매일책읽기] 바둑 고수가 들려주는 인생의 교훈 <고수의 생각법> / 조훈현
책이 나온지는 한참 되었지만 이제야 읽어본 조훈현 바둑 기사의 <고수의 생각법>
사실 바둑을 두어본 적도 없고, 바둑은 잘 모르지만 하루종일 뉴스와 바둑을 보시는 우리 아버지 때문에 바둑기사들의 이름들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편이다. 아주 유명한 사람의 경우만.
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,
- 최근 건너건너의 지인? 추천이 있었고
- 바둑은 잘 모르지만 조훈현이라는 바둑기사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바둑기사임을 알았고
- 아이들의 인내심과 두뇌개발을 위해 바둑을 가르치는 부모들도 있을 정도로 바둑에 대한 관심도도 낮지 않기 때문에
바둑은 잘 모르지만, 굳이 바둑에 국한되어 있는 내용이 아니기에 호기심이 일었다. 사실 내 기준에 하루종일 앉아서 검은돌과 하얀돌만 보고 있는것 처럼 보이는 바둑기사들의 머릿속, 혹은 그들의 생각의 흐름이 궁금하기도 했다. 몇 해 전에는 알파고와 대전한 이세돌이 한참 이슈가 되기도 했었으니까.
외국에 사는지라 종이책을 빌리거나 구할 수 없는 관계로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을 통해서 빌려 읽었고, 읽는 내내 조훈현 기사가 왜 바둑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납득할만했다.
[책의 내용]
이 책은 바둑기사 조훈현이 바둑을 두면서 깨달은, 혹은 그가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. 자기개발서 같은 느낌도 좀 있지만, 자신이 삶과 바둑 사이에서 깨달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냄으로서 읽는 내내 마치 친한 동네 어르신이 인생 조언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.
어떤 내용들은 당연한 말들이 것 같지만,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 당연한 것들을 실천하지 않고 살고 있지 않은가. 그래서 조훈현 기사의 조언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다.
생각이 행동을 바꾸고, 행동이 삶을 바꾸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를 담담하게 조언하는 책이었다.
[인상깊었던 말들]
-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매 순간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태도로 행동해야 한다. 특히 결정적인 승부의 순간이라면 의식적으로 어깨를 펴고 고개를 치켜들고 더 당당하게 걸어야 한다. 단순히 표정과 자세만 바꾸어도 순식간에 얼마나 기운이 달라지는지 놀라울 정도다. 자신감은 든든한 배경, 탄탄한 실력, 멋진 외모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일종의 자기애, 최면이기도 하다. 나도 할 수 있다. 나도 못할게 없다. 저 사람에 비해 내가 꿀릴게 없다. 이런생각을 하며 수없이 자기 최면을 걸우야 한다. 필요하다면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멋지게 외모를 꾸미는 것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.
-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.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,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. 불만을 갖고 환경 탓을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. 하지만 지금 여기가 최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지기 시작한다.
- 지금 자리가 최선의 자리다. 지금 이 순간이 다시없는 소중한 시간이다. 모든 꿈의 출발은 ‘지금, 여기’다.
- 그날 둔 바둑은 현재의 내 실력과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다. 잘못된게 있으면 지금 고치고 넘어가야 한다.
실패는 빨리 떨쳐버리는 게 좋다. 후회할 시간이 없다. 내일 또 싸워야 하니, 후회하고 있을 시간에 기보를 하나라도 더 보는 게 낫다. 시험을 못 봤다고 실망할 것도 없고,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좌절할 것도 없다. 상사에게 꾸중을 들었다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. 곧바로 다음 기회가 주어지므로 그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. 복기는 후회가 아니다. 복기는 새로운 전략의 수립이다. 실수를 반성한 후 더욱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하는 것이다. 실패를 훌훌 털어버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어 빠르게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.
[책을 읽은 후에]
나를 비롯해 내 주변인들도 현실을 바꾸고 싶은 욕망과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. 더 나은 내가 되고싶고,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으면서도 뭔가를 실천하고 바꾸고 노력하는것은 언제나 버겁다. 어쩌면 우리의 뇌가 그저 편안한 방식으로 안주하라고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.
'지금 내 상황이 바뀐다면 나도 지금과 같지는 않을텐데' 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. 어쩔 수 없다는 말 뒤에 숨고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. 지금이 더 없이 좋은 순간이고, 지금 자리에서 시작하면 된다는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꾸역꾸역 이자리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.
이 책을 읽고 지금 당장 무언가가 변화되었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, 창피하더라도 현재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현재 뒤에 숨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바둑기사가 진 경기를 복기하듯이, 괴롭더라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다. 더불어 더 나은 방향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.
[추천한다면?]
사실 어느연령이 읽더라도 도움을 받겠다 마음 먹는다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. 경험 많은 바둑기사의 인생이 함께 담겨있기에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. 특별히 이 책을 추천한 이는 주식을 트레이딩 하는 사람이었는데, 무언가에 도전하고 매 순간의 긴장감을 이겨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.